내가 나의 생년월일을 모를때, 나의 이름을 모를때..
나에게는 무엇이 남아있을까..

의료 통역사

의료동시통역사로 미국의 주요 의료기관과 병원의 통역을 하는 일을 하고있다. 환자들의 75프로는 노인분들이다. 노인환자들은 거의 비슷한 질환이나 위험군을 가지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것은 심장질환, 당뇨, 고혈압 그리고 암과 낙상이다. 기운이 없어서 또는 이런 기저질환때문에 노인들은 잘 넘어지신다. 젊은 사람들이 넘어지는것도 위험한 일이지만 노인에게는 넘어지는 일이 삶의 질을 완전히 바꿀수있는 큰 요인중 하나다. 임종을 하시는 분, 큰 수술을 두고 남겨진 배우자에게 의지도 하고 걱정도하시는 분, 바로 큰 뇌졸증이 와서 모든 의료진을 긴장하고 뛰게하는 상황들, 더이상의 치료가 불필요한 단계에 와서 남은 시간에 집중할것인가 아니면 발전해가는 현대 의학에 한번도 도전과 희망을 할것인가를 결정하는 세션등, 하루에 생과 사, 고를 넘나든다. 직업이 통역사이니 어떠한 결정권은 없고 환자와 의사간의 의사소통을 원할하게 해주는 중간자의 역할만 하면 된다.

환자가운 의 모습

의료통역사가 되니 본의아니게 삶의 여러면의 모습을 보게 된다. 병원밖에서의 꾸며지고 어느정도 포장이 되어있는 삶은 병원 현관문을 들어서면 인간의 삶의 민낯이 들어난다. 내가 대학다녓을때, 우리 반에 선희라고 참 멋들어지고 세련된 아이가 있었다. 뭔가 살짝 어설픈 대학 새내기시절부터 선희는 자연스럽고 세련된 화장으로 우리 과를 넘어서 학교전체가 예쁘고 멋진 선희를 다 알정도였다. 그러던중 어느날 버스 정류장에서 눈이 단추구멍보다 살짝 큰 처음 보는 인물이 없는 사람이 날 반갑게 맞이하면서 아는 체를 했다. ” 누구세요?”

“야, 나 선희야!”

그 당황스러움은 30년이 넘은 지금도 기억속에 있다.

병원세상은 내가 선희를 정류장에서 만난 기분이들게 할때가 종종 있다. 놀라움과 실망과 허탈함과 뭔가 많이 섞여있는 기분.. 인간의 삶에 대해서.. 이런 기분이 든다.

그렇게 맴시좋고 돈도 잘 벌고 똑똑하고 멋들어진 분들이 노인의 되어 이불 호청 반 싸이즈가 되는 환자 가운을 입으면, 그저 다 인간의 몸을 가진 생물이 된다. 내가 예전에 무엇을 했고 어떤 지위에 있고 얼마나 큰 집에서 살았다는것은 환자복안에서는 아무 힘도 없고 의미가 없다.

어차피 모두가 이렇게 될걸… 뭘 그렇게 힘들게 고민하고 살았을까 싶다.

뻔한 질문의 어려운 답

노인들은 병원에 오면 반복적으로 듣는 질문이 있다.

” 이름이 뭐세요? 생년월일? 여기 왜 오셨어요? 오늘이 몇월몇일, 몇년도에요?

참 뻔한 다섯가지 질문인데, 이 다섯가지의 질문이 어려운 분들이 꽤 많다. 오늘이 몇년도인지아는데 자신의 생년월일을 모르는분, 생년월일을 하는데 올해가 1989년으로 알고 있는 노인들도 무시할수없이 많다. 이 간단한 질문의 답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가지이고 기간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

이런 환자들이 많으니 답을 어려워하시는것도 당연하고, 의례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오늘 환자는 나의 마음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영어도 잘하시고 자신에 대한 표현도 뛰어나고 이름도 또박또박 말씀하시고 이런질문을 한 의사나 통역사 조차도 민망한 마음이 들게 할정도였다.

”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

” ——”

그녀의 눈이 흔들렸다. 생각을 하시는듯하다. 그리고 아무말도 안하신다.

” 생년월일…. ” 물었던 질문을 다시 되풀이 한다.

보고있는 나의 마음이 먹먹해져온다.

” 아 …그렇구나.. 이런거구나.. “

그때가 오면

이런 순간이 나에게도 오겠지.. 그럼 난 어떻게 살아야되나..

내가 한 인간으로 불려지고 태어나고 살아온 세월이 잊혀질때, 난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을까.. 난 그때 누가되는걸까..

세파 가르고 살아온 나에게는 뭐가 남을까?

혹은, 그렇게 안되게 노력해야죠.. 라고 할수있을거다. 그런데 난 안다. 그게 노력으로 될까?

노력으로 어느정도 지연은 할수있겠지만, 나를 기억못하는 나를 맞을수도있다는 생각을 하는게 더 현실적인듯하다. 경중의 차이가 잇겠지만, 지금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칼날같이 성성히 기억되었던 하루들을 기억못하는것 처럼 언젠가 내가 나의 삶의 많은 부분을 기억못하는 날도 오겠지..

그때, 나에게 남는건 뭘까? 무엇이 나에게 남아있을까?

나에게 뭍는다.

“가장 마지막까지 기억하고 싶은건 뭐니? 연아. “

One response to “남아있는것.”

  1. 요즘 아빠를 보니 저도 안 할 수 없는 생각들이예요. 사는 동안 순간순간을 자신답게 살아가는게 가장 잘 사는 것 같아요. ^^

Leave a Reply

Trending

Discover more from human Strategy

Subscribe now to keep reading and get access to the full archive.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