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그녀의 드라마를 보고 살았다. 말많은 여자로 , 도도한 부자집 아줌마로 … 또는 깡다구 있는 할머니로..
오래 살고 볼일
사람은 오래 살고 볼일이였다. 정말로 생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어렸을때부터 어른들이 지나가는 소리로 ” 저 여자 목소리는 정말 밥맛없어..” 라고 말한 배우가 오스카의 무대에서 멋드러지게 당당하게 수상소감을 하는 장면을 봤다. 평소에도 너무 좋아하는 한국의 노장 여배우 윤여정 선생님 이셨다. 한번도 뵌적은 없는데 이분한테는 저절로 선생님이라는 칭호가 나온다. 오스카트로피를 한쪽 손으로 쥐고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배우가 한국이나 전세계에 몇명이나 될까.. 종종 나오는 외신의 기자들의 물어보는 질문에 간단하게 그러나 친절하게 위트와 함께 답하는 그녀의 모습은 나 마저도 뭔가 당당한 기분을 함께 들게 했다. 모든 영화인이나 배우들의 꿈은 오스카의 무대가 아닐까? 꼭 상을 타지 않아도 그 시상식에 초대받아 세계의 길아성같은 배우들과 함께 한다는것만으로도 한번쯤 꿈꾸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런 곳에 배우 윤여정 샘은 70이 넘은 황혼의 빛을 발하셨다.
생활연기
배우 윤여정샘의 삶은 내 나이의 한국사람은 거의 다 알것이다. 그분의 사생활과 전 남편이 누구란것, 그리고 60년대의 쎄시봉들과 어떤 인연을 맺고 좋은 우정을 지니고 사셨는지.. 그러나 이런 레뜨로의 감성이 뭍어나는 옛적의 추억의 이야기들은 배우 윤여정님이 60이 지난이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전남편과의 결혼 생활, 독특한 허스키한 목소리때문에 온 국민의 안티의 배우, 어느 유명 드라마 작가와 절친 등 그리 호감의 배우는 아니였다. 그 많은 한국드라마와 영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 윤여정 샘이 한국에서 연기자 상을 받으신건 그리 많지않다.
” 왜 연기를 하셨어요?”
” 먹고 살려구요, 할수있는건 그것 밖에없었어요.”
” 아이들하고 먹고 살려고요.”
환갑의 나이가 넘으신 후에 하신 많은 인터뷰에서 늘 상 하시는 말씀이다. 아이들 교육시키고 먹고 살기위해서 했다. 스크린에 나오는 화려한 직업이지만 이 직업또한 가족부양이라는 공통 분모는 가지고있다. 나의 꿈을 위해서, 유명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서, 할수있는게 그것 밖에 없어서..라는 말이 역경을 뚫고 꿈을 이룬, 인간승리의 이야기는 아닐수도 있지만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자식 입에 따뜻한 밥을 떨어뜨리지 않기위해 내가 할수있는 것들 중에 가장 잘 쳐주는 일을 하는게 모든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허망한 꿈
배우 윤여정님은 허망한 꿈을 꾸게 하지않는다. 어떤 인터뷰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때 가장 현실적인 어투로 자신을 표현한다. 동네 미용실에서 또는 부동산이나 계모임에서 들을수있는 화법이다. 자신에게 , 자신이 책임 져야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지어야하는 삶의 무게의 정확한 셈을 하시는 듯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나한테 주어진 만큼만, 딱 그만큼만.. 그 화려한 오스카상을 받고도 생활의 담백함을 유지하는 배우가 몇명이 있을까? 불같은 열정과 큰 꿈을 꾸지않고 주어진 자신의 삶에 성실함을 유지한 배우의 삶은 화려한 프레쉬 라이트를 겸손하게 만든다.
꿈은 허망해서는 안된다. 꾸는 사람에게 너무 무리한 용기를 내게 한다. 또한 이루어지지않을때 굳이 안 겪어도 될 좌절감을 겪게한다. 나의 꿈은 어떠했나 되짚어본다.
삶의 셈
78세의 나이의 여배우 윤여정님은 지금도 영화를 찍으시고 인터뷰를 하신다. 젊은이에게 인기가 좋은 시대의 어르신 아이콘으로 불리운다. 윤여정샘의 삶의 정확한 셈때문에 그러지 않을까 한다. 그정도의 연기 경력과 삶의 경륜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훈수의 말투가 나올법도 한데 , 그렇지 않다. 아마 이런 면이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거 아닐까.
나의 삶의 셈을 들여다본다. 계산이 되고나 있나? 너무나 뒤죽박죽이다. 누구에게는 너무 후하고 다른 누구에게는 야박하고.. 간격들도 들쑥날쑥이다. 셈이 헷갈릴때는 항상 기준점을 찾으면된다. 나의 삶의 기준점은 어디인가? 바로 가족과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기. 사람은 자유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등등..
공평
한동안 안티였던 여배우가 오래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있으니 국제적인 배우가 되었다. 변화하는 시대에, 세파에, 세속의 시선에서 ,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킨 하늘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지금보다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더 심한 80년대에 이혼녀와 싱글맘으로 배우라는 직업을 온전히 성실함 걸어온 노년 여배우. 결국은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고 얻고자하는것은 성실함과인내에서 오는거 아닐까. 아무리 영특하고 신과의 교통을 하는 탁월한 재주가 있어도 성실함과 인내의 터널은 비껴갈수없는 관문인 듯 하다. 반대로 들어나는 탁월한 재주가 없어도 성실함과 인내의 터널을 잘 넘어오면, 하늘이 내리는 선물은 누구에나 주어지는것 아닐까.
성실함과 끈기
오스카의 주연상을 수상한 멋들어진 노장 윤여정배우에게는 어떤 의상실을 가냐, 어떤 헤어샾을 이용하냐의 궁금증은 한쪽으로 미뤄진다. 웬지 이런 질문들은 그녀에하고는 맞지않다.
” 어떻게 그 세월을 견디셨어요? 어떤 힘이 가장 선생님을 버티게 해주셨나요?”
” 어떻게 ‘나’를 잘 대접하셧나요?
어떻게 모진 풍파와 몰아치는 세속의 소리들과 거리를 두고 자신의 삶의 계산에 충실했는지..
공통점
영성전문가로 종종 듣는 질문들중에,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나요? 어떻게 하면 영안이 열리나요? 이런 질문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근데 사실 이런 질문들은 나도 마찬가지로 든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보고 느낄수있을까? 어떻게 하면 본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까? 어떻게 하면 나의 마음의 평정을 계속 유지할까? 엊그제 영성제자님과 함께 한 자리에서 난 그에게 ” 성실함과 끈기” 를 말했다. 또한 주어진 삶의 정확한 셈이 있어야한다는 말을 했다.
” 제자는 자신의 삶에 성실해야되요, 또한 제자들은 사람들간의 간격의 셈이 있으셔야해요..”
” 영의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해야해요. 피하시면안되요. 바로 돌파해야해요.”
이마에 땀을 송글송글 맺혀가며 자신의 영성을 끌어내는 뛰어난 젊은 제자를 보며 노파심이 생긴다. 그가 ” 성실함” 의 관문을 통과할수있을까.. 그가 가진 뛰어난 많은 역량들이 그의 성실함에 대한 의구심을 더 일으킨다. 내가 할수있는일이 적은자들은 소위 선택의 범위가 좁으니 성실함이 자연스러운 힘으로 나올수있다. 그러나 나에게 많은 선택이 있는 사람은 성실함이 답답함과 지루함으로 덮혀지기 쉽다. 배우 윤여정님의 ” 내가 당장 식구를 먹여살리기위한 일은 배우라는 직업 밖에 없었어요” 라는 솔직담백한 고백처럼 우리에게도 나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을 좁혀야할때도 있지 않을까..
78세의 윤여정님
근래 손석희 아나운서와 인터뷰한 78세의 윤여정님은 청량하셨다.
참 닮고 싶다. 여러면에서.
이런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건 복되다. 그려야할 삶의 그림책에 살짝 밑그림이 그려진기분이다. 멋진 윤여정 선생님의 드라마를 보고 자라고 그분의 중년과 노년의 시대를 함께 하니 , 감사하다.
앞으로 88세의 윤선생님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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