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갔다. 바다에 갔지만 바다보다 더 큰 하늘을 본다
바다를 보면서 하늘이 보이고 하늘을 보면서
바다가 움직인다.
바다
바다에 갔다. 이번주말엔 동막골 산속마을도 엄청 더울거라고 한다. 또한 벽돌로 집터를 만들고 왔던 사막땅은 사람이 갈수없는 온도라고 한다. 그래에서 정말 피서겸 바다로 가자고 한다. 급하게 바다근처 캠핑장에 전화를 하니 한 장소가 비어있다고 한다. 얼른 예약을 했다. 바다에 간다는 생각만 하면 난 늘 무조건 내편이 되어주는 나의 든든한 가상의 할머니댁에 가는 기분이 든다. 뭔가 모든것이 다 내편이 되어주는 곳, 나에게 시원히 쉴수있는 평상도있고 입고있던 옷들을 다 벗어재낄수있는 그런 편안함이 기다리고 있는 기분이 든다.
바다를 가기위해
무더위가 오기전의 징조인가 아니면 에어컨디션이 안되는 남편의 중고 트럭의 불편함인지.. 바다를 가는 시간이 이렇게 불편할수가 없다. 온갖 짜증이 나고 불편함의 극치를 달했다. 엊그제 잠을 거의 두시간밖에 자지를 못해 잠을 청할려고 해서 뭔가 불편해서 도대체 잠을 자도 잔거 같지않아, 긴장감에 운전을 하고있는 남편에게 나도 생각하기에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짜증을 냈다.
” 아니 에어컨고치는 예약을 왜 안 잡아”
기쁨
지쳐서 그랬을까, 굽이굽이 찾아가는 시간이 길고 지루해서 일까. 짐을 풀고 바로 나간 바다는, 역시, 역시였다.
이렇게 저렇게 4시간정도소요되어서 온 바다는 ” 그래, 이제 숨좀 쉬자, 가장 나 답자..”
나의 영혼은 바로 두껍게 둘러싸고 있던 모든 옷을 다 벋어쟀겼다. 캠핑장의 캠퍼만 이용할수잇게 된 바다에는 늦은 오후시간이라 그런지 우리 네식구 외에 아무도 없었다.
그 넓은 바다가 우리 뒷마당 같았다.

몰아치는 파도안으로 안으로 남편도 우리 가족도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다.
넓은 바다 처럼 우리 가족 은 각자 자기의 자리를 잡았다. 아.. 이만큼의 거리들이 필요한거였구나.. 우린 어쩜 너무 가깝게 붙어있구나.. 육체적인것도 그렇지만 서로의 관계의 거리도 이 정도씩 있어야되는구나.. 딴지는 저쪽에서, 남편은 앞쪽 저–기에서, 막둥이 유진도 저쪽 어디에서..자기들의무언가를 한다.
유진이 앉아있는 바다모래에 하늘이 깔려있다.

아, 바다와 하늘이 같은거구나.. 하늘이 출렁이는게 바다이고 바다의 속도가 느리게 가는게 하늘이구나.. 같은건데 다르게 표현되고 다른 시간에 있구나..
시큰둥하니 우리 가족을 보는 갈매기떼들도 반갑고 멋지게 줄지어서 물고기를 잡으러 물속으로 다이빙해들어가는 펠리컨 떼들도 친근하다.
불어오는 시원하고 청량한 바람, 따듯한 햇빛, 부드러운 모래, 발끝에 느껴지는 조개들의 움직임, 파도와 함께 합창이라도 하듯이 숨쉬는 조개들의 숨방울 잔치들.. 너무나 풍성하고 가득차 있는데 미니멀 리스트의 방안에 들어온듯 지지분한것이 없이 깔금한 바다는 나를 기쁨으로 충만케 한다.
같지만 다른 나
바다와 하늘이 같은 모습을 보고 나를 본다. 자동차안에서 히스테리한 짜증을 낸 나도 나, 아침나절에 동동거리며 준비를 한 나도 나, 새벽에 열심히 삶의 궁금증을 물어보시는 도반들과 열딘 토론을 한 나도 나, 그리고 바다안에서 나의 영혼의 겉옷을 다 벗어버린 나도 나.. 다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나 다.
누가 나지?
바다에게 뭍는다.
다 너지. 너는 에너지고 상황에 따라 모습과 패턴을 다르게 하지.
“그런 변화하는 에너지의 모습을 관찰해봐. 그 에너지의 모습을 보고 생각해. 어떤 에너지의 모습이 너는 좋은지. 그리고 좋은 패턴으로 가는 모습들을 기억하고 어떻게 하면 그 패턴이 나오는지, 그걸 잘 살펴봐..”
바다가 알려준다.
아, 내가 에너지구나. 머리는 알고있지만 거울속에 보이는 내 모습이 있으니 에너지라기보다 그냥 여섯 아이를 낳은 중년 아줌마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눈에 보이는것만이 사실이 아니란걸 난 언제쯤 불편함 없이 자연스러워질까.
난 어떤 모습이고 싶을까? 바다이고 싶을까 하늘이고 싶을까?
순간의 바람에 바로 반응해서 여러가지 모습의 파도와 하루에도 밀물썰물로 자신의 에너지를 다르게 표현하는 바다일까 ? 아니면 움직이는데 잘 눈치를 채지 못하는 구름들, 계속 움직임없이 한가지 색을 하다가 하루가 질때쯤 잠시 다른 색을 내고 밤의 긴 시간은 검음색에 움직임이 거의 없는 별들을 꽉 채우고있는 하늘일까?
어떤 식의 에너지로 나를 표현하고 싶을까?
하늘? 바다?
난 또 두가지중 하나만을 골라야하는 둘중의 하나라는 식의 생각을 한다.
하늘일수도 있고 바다일수도 있어..
이제 좀 받아들이는데 익숙하자.. 뭐가 꼭 되려고 하지말고 뭐가 꼭 백과 사전에 나오는 정의와 용어처럼 확실한 무엇인가가 되려고 하지말자
그냥 다 같지만 다른거야…
지는 석양에 물든 하늘이 우리 네이뜬의 얼굴에 발갛게 뭍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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