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우리것이 아니였는데..뭐”
받아들임을 배운다.

저녁먹고 강으로

모든게 처음인 날은 늘 부산하다. 처음 꺼내본 캠핑 장비도 어느정도 자리잡고 배도 채우고 , 10불이나 더 얹혀서 얻은 자리이니 이제 슬슬 강으로 가볼까.. 텐트를 친 장소에서 몇발작 걸으내 강으로 라는 사인판으로 오솔길이 나온다. 한 3분정도 걸으면 Cowiltz River ( 코윌쯔 ) 강이 보인다. 여름에는 마운튼 레이너 (Mt. Rainer) 의 눈이 녹은 물이 내려와 물색이 옥색으로 보인다. ” 물이 뿌옇게 되서 물고기가 안 잡혀..” 뿌루퉁해진 목소리로 딴지가 온다. 아 그래? 물고기가 맘대로 안잡히니까 재미없다고 바로 투덜된다. 태어나서 처음 온 캠핑은 딴지에게도 어색한듯하다.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아빠 트럭을 타고 트럭뒤에서 서보기도 하고 그렇게 가족끼리 야외에서 바베큐같은거를 하고 싶어했는데 하게 되니 은근 기분이 좋아라 하는것 같다.

사람많은게 싫다고 하는 남편은 강가에도 여러 사람들이 여기 저기있는게 불편한것 같다.

참.. 까다롭다.. 왜저러니..

속의 말이 방언처럼 나도 모르게 새어나온다.

숲속의 저녁은 일찍 찾아온다. 계속 찌뿌렁한 얼굴에 뭔가 못 마땅한 얼굴을 하고있는 강태공 부자한테는계속 강에 있던지 하라고 하고 어린 유진이 를 데리고 캠핑장을 한번 돌아봤다. 100 에이커의 캠핑장은 잘 정돈되고 컷다. 공휴일인지 무슨일인지는 모르지만 캠핑장을 찾은 사람들은 의외로 많았다. 그룹으로 온 팀도 있고 대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도 여기저기 있다. 자전가나 덜트 바이크나 여러 탈거리들을 가지고 와서 가족단위로 자전거를 타고 캠핑장 주위를 도는 사람들 , 음악을 틀고 캠프파이어를 하는 사람들.. 조용한 캠핑 싸이트라기보다는 뭐랄까.. 지방 장터에 온 느낌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까.. 막둥이하고 캠핑 싸이트 가게도 가보고, 만들어 놓은 놀이터도 둘러보았다. 여러가지 집안의 이유로 엄마손 잡고 놀이터오 제대로 와보지 못한 막내가 모처럼 신이 난듯하다.

마음 끝이 찡하다.

아픈 누나 덕에 놀이터도 맘대로 못와 봤던 우리 막둥이도 찡하고, 다른 형제들이 뭘 못했다는 이유가 다 본인의 아픔이라는 말을 계속들어야하는 하늘 천사가 된 우리 루비의 마음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 엄마, 유진이 여기 좋아요..”

아.. 왜 모든게 슬플까..

이런 슬픈마음을 위로(?) 를 받고자 했는지 숲으로 숲으로 오고자 해서 막상 캠핑장에 왓으나, 나의 첫 캠핑장은 생각보다 부산하고 시끌벅적했다.

포기

다시 우리 캠핑 싸이트로 막둥이 손을 잡고 왔다. 불만 투성이 남편이 뭔가 편안해 보인다. 모기퇴치에는 이런 연기만한게 없다고 연기를 많이 나게 한다. 철푸덕 캠핑의자에 앉으면서 ” 와.,. 아무생각이 안나네.. 아..좋다..”

13년을 살았지만, 10년은 아픈 아이를 살리겠다는 한곳을 바라보는 동지로 살았고 3년은 서로 맞지않는 큰 식구들이 만나서 적응하는 기간 과 세아이의 임신과 육아의 기간으로 제대로 우리 남편을 알수있는 시간이 없었던듯하다.

아.. 우리 남편이 이런 면이 있었네..

처음 알았다. 남편이 새로운 곳에 가면 긴장감이 만배가 된다는것을.

3년동안 세아이의 임신과 출산을 하느라 ,나를 보호하는 남편의 모드로, 또 다른 10년은 나와 함께 하루하루 우리 루비를 보호하고 지키는 모드로 살아왔으니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들어낼수있는 기회가 없었다.

새로움

새로움은 꼭 모든것이 새것이엇을때가 아닌가보다. 남편이 참 새롭다. 그동안 긴장이 되었어도 나와 아이들을 보호해야한다는 의무감으로 자신의 긴장감을 들어내지않았나 보다.

” 난 캠핑이 너무 좋아”

” 언제 부터?” 남편이 물어본다.

” 나 원래 부터 캠핑을 좋아했어..”

” 그랬어?”

“응, 그런데 자기하고 살면서 캠핑할 기회가 없었던거지..”

” 아…”

잠시 침묵으로..우리가 그동안 살아온 시간들을.. 한숨으로 .. 내보낸다.

추위

출발 할때부터 남편의 잔소리와 정신없음로 눈에 보이는것만 챙겨와서 , 자려고 하니 침낭도없고, 아주 간단한 깔개밖에 없다.

뭐 그리 춥겠어..

숲속의 밤은 그방 어두워지고 그렇게 시끄럽던 캠핑장도 조금씩 소음이 가라앉고있다. 텐트안으로 들어와 누웠다.

” 새벽에 추우면, 아래 깔개를 덥어..”

나는 어느새 스스로 잠이 들었다. 산후 휴유증인지 한여름에도 전기 요를 키고 자야하는 뼈의 시림의 추위를 탄다는걸 아는 나를 남편은 새벽에 자기의 깔개로 덥어주었다. 잠이 깰즘에 남편과 딴지는 이미 밖에서 불을 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있다.

” 왜 안자고 이렇게 일찍일어났어?”

” 얼어 죽을뻔했어..”

자기 깔개를 나를 더 감싸주고, 자신의 겉옷으로 막둥이를 덮어주니 본인은 덮을것이 없어 새벽 숲속의 추위을 견딜수없엇다고 한다.

남편의 따듯한 마음과 숲의 힘으로 난 모처럼 편안한 잠을 잤다.

” 죽은것 처럼 자서, 혹시 죽었나 해서 숨쉬는지 확인해봣어..”

아. 숲에서 자면 이런 기분이구나..

추워서 잠을 못잤지만, 남편은 어제 처음 올때보다 한결 편안해보인다. 일찍 일어난 김에 아이들하고 새벽 강을 보러가기로 했다.

새벽 강

새벽강은 모처럼 나와본다. 어제의 부산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침을 시작하는 햇살과 조용한 강바람속으로 나의 마음이 열린다. 난 이런 새벽빛과 노을빛이 좋다. 강렬하지않은 따듯함이 있다. 이런 빛속에 있음 웬지 나의 마음이 온순해지는것 같다.

아… 숨이 쉬어진다.

내가 숨을 안쉬고있어나?

이런 느낌을 받고싶었던거였을까? 그래서 계속 숲으로 숲으로 내안의 영혼이 재촉을 한거였을까?

영적인 만남

싱그러운 강바람은 나의 마음구석구석을 들어오는것같다. 강건너를 본다. 어.. 이곳의 옛 기운들이 몰려온다. 어.. 신기하네.. 검은 곰들과 예전 어느시대에서 들리는 소리들이 들린다. 인디안 식구들이 물놀이도 하고 개들의 소리, 사람의 소리가 .. 라디오 처럼 들린다.

옆을 보니 인디안 추장처럼 보이는 아저씨가 내 옆 앉아 나와 같이 저쪽 강건너를 본다.

” 예전에는 물고기도 많고 곰도 많았어. 곰이 여기 까지 와서 물을 먹고 갔지..”

작은 몸집이지만 머리에 쓴 깃털많은 모자가 리더인가부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 억울하지 않으세요?” 은근 슬쩍 물어봤다. 그런 모든것들이 사라지고 살던 땅도 빼앗기고..

” 뭐, 원래부터 우리것도 아니였는데….”

체념의 목소리같지만 관조적이다.

” 시간이흐르면서 쓰는사람도 바뀌는거 겟지..”

자신들이 가지고있던 영역이나 모든것이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 어짜피 조물주들에게 빌려쓰고있었던 거였다 말에..

또 다른 깨우침이 든다.

아..그렇구나

” 저 같으면 억울할것 같은데요…”

아무말이 없다..

깨달음_ 받아들임

잠시의 만남이였는데, 난 그에게 받아들임을 배웠다.

기쁘지않지만, 슬픔으로 다져진 담담한 그의 받아들임이 나에게 뭔가 메세지를 준다.

늘 싸우고 버티고 지키고 다시 투쟁하고 다시 시작하는 나에게 인디안 족장의 영은 나에게 뭔가를 전해주었다.

막둥이가 떠내려오는 강에서 긴 작대기를 주어온다.

” 엄마 이거봐요..”

가르쳐 주지않았은데도 제번 큰 나무 작대기를 가지고 옛 인디안들이 하는 모습을 한다.

강과 떠오르는 해, 산산한 새벽공기, 돌 과 풀밖에 없는 곳인데도 뭔가 꽉 찬 풍성함이 느껴진다. 아이들도 심심해하거나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아침

아이스 박스에 대충 챙겨온것들을 본다. 소세지가 잇으니 쏘세지를 굽는다. 또 라면을 끓인다. 뭘 가져온거지? 나한테 물어본다. 도대체 뭘가져온거냐? 밥도 없고 라면하고 소세지로 어떻게 아이들을 먹일려고..

아침을 챙기는데 새벽내내 추위에 잠을 못잔 남편은 다시 텐트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한다. 남편는 코고는 소리로 아침준비를 하는 우리에게 배경음악으로 깔아준다.

낯설고 새로운곳의 긴장감은 ADHD의 경향이 있는 우리 딴지에게도 마찬가이다. 실상 나도 그렇다. 괜히 아빠 차에 왓다갔다, 안절부절도 하고 빙빙돌기도 하고.. 강가에서 잡아온 벌레를 관찰하는 우리 막둥이만 전혀 환경과 상관없이 벌레 관찰 삼매경에 빠졌다. 또 끼익끼익하는 소리내기를 좋아하는데 집안에서 못했던 그런 소리를 야외에서 원없이 하니까 좋은가보다.

나무들

우리 캠핑싸이트를 두르고잇는 나무들에게 인사를 한다.

” 간밤에 잘 잤어요. 고마워요..”

나무의 마음이 느껴진다.

” 우리는 지는 나무들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나무하고 연결이 되어 느낌이오는 내가 신기하기도 하고 당연한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신기하다.

집으로

텐트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한다. 주위의 나무들에게 인사를했다. ” 저희이제 갑니다. 잘 지내세요..” 처음 도착했을때의 남편의 긴장감은 풀린듯하고 뭔가 새로운것을 해봣다는 뿌듯함(?) 이 느껴진다.

햄버거집 _ Huff’n Puff Drive in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예전 보이스카웃 활동을 하면서 알게된 햄버거집이 잇으니 꼭 들려서 먹고가자고 딴지가 부탁한다. 캠핑와서 먹은것도 별로 없고..우당탕탕 캠핑이라 미안하기도 하고.. 그리고 배도 고프다. 뭘먹은게 없는 춥고 배고픈 첫 캠핑이니..

햄버거집은 1970의 분위기이다. 지붕도 거의 쓰러질려고 한다. 햄버거집 이름은 Huff n Puff. 주문하고 가지고 가는 형태이다. 옆에 보니 앉아서 먹는테이블이 한두어개 있다.

햄버거구성은 역시 이 지역답게..나뭇꾼들을 위한 햄버거이다.

힘쓰는 나뭇꾼(logger)들을 위한 특별한 햄버거를 딴지가 시켯고 나와 남편은 생선, 우리 막둥이는 빅 감자튀김. 딴지는 저 햄버거 먹고 그 다음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안먹었다.

Huff N Puff Drive in 햄버거중 가장 큰 햄버거.

첫 캠핑 소감

뭔가 뭔지모르는 캠핑이엇지만, 캠핑 기어도 써보고 , 밤에 숲은 미치게 춥다는것도 배우고.. 다음에는 어느곳으로 가야할지도 생각도 나고, 다음캠핑때는 아이들하고 놀수잇는것들도 챙겨와야겟다는 생각도 들고.. 많은 생각이 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캠핑예약 싸이트로 들어간다. 이번에 간곳보다 더 가까운곳에 물고기가 아주 잘잡힌다는 캠핑 싸이트가 있다. 얼른 예약을 했다.

캠핑을 다녀온후 물건 정리를 하고잇는 남편에게

다음주는 콜윌츠 폭포 캠핑싸이트 (Colwitze Fall camping site) 야..

” 또?!” 남편이 쳐다본다..

” 뭘 또?는 뭘또? 거기 물고기 많이 잘 잡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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